새소식

  • 밴드 새창 열림
  • 트위터 새창 열림
  • 페이스북 새창 열림
  • 블로그 새창 열림
제목
필리핀 어학 연수를 다녀와서
작성자
소방환경방재과 전두성
등록일
2012-10-15
조회수
4983

소방환경방재과 1년 전두성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

여행 목적이 아닌 어학연수의 목적이여서 이렇다 할 추억을 만들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어학연수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강원도립대학에 매우 감사했다.

강원도립대학에서 선발된 어학연수 팀은 30명이었고, 우리는 7월 9일 아침 필리핀으로 출발하였다. 매우 가슴이 벅차올랐다. 첫 해외 출국이었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여행을 다니지 못해 안타깝던 찰나에 필리핀에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착 다음날인 아침 7시 30분에 수업을 시작하였고, 그룹수업 5시간, 1:1수업 2시간씩 하루에 7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였다. 사실 시간표만 보고선 조금 빡빡하고, 매우 바쁘게 하루가 가지 않을까 했지만, 영어 선생님들이 재밌게 수업을 해준 덕에 시간은 매우 빨리 지나갔고, 하루하루 피로도 쌓이지 않았다.

그룹 수업에선 영어로 된 노랠 부르거나, 작문을 하거나, 토론 위주의 수업을 했다. 딱히 영어 작문에 별로 경험이 없는 나로썬 영어 작문이 제일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내가 틀린 부분을 빠르게 찾아내어 바로잡을 수 있게 도움을 주었고, 나는 그런 선생님들께 감사했다. 노래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한국에서도 익히 들어서 그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다. 마냥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 끊임없이 외우기만 했었는데, 노래로 배우니

매우 즐겁고 쉽게 느껴졌다.

 

1:1수업에선 조금 더 심화되어 문법을 익히고, 신문 기사를 활용해 영어를 배웠다.

신문 기사도 매우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여서 영어를 배움과 동시에 그것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친구들 또한 그랬겠지만, 나를 가르쳐 주신 1:1수업 선생님은 매우 착하고 고마운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프리 토킹을 하면서 선생님의 가족을 소개하고 나는 나의 가족을 소개하도록 했다.

 

그럴수록 한국에 있는 나의 가족들의 소중함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 선생님 또한 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에게 가족들을 소개하라고 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한 달 후에는 다신 보지 못할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내가 이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었고, 격려해 주었다. 그런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을 위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내가 영어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 것은 어쩌면 전적으로 이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7시간씩 수업을 했고 주말엔 수업이 없어 외출을 할 수 있었다. 외출증을 한국인 교수님께 받은 뒤 외출을 했다. 우리의 주말은 대부분 로빈슨 몰과 SM에서 지냈는데, 두 곳 모두 한국의 쇼핑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기념품 상점은 물론 옷가게, 음식점, 오락실까지 있었다. 신기한 점은 필리핀의 노래방에 한국 노래가 많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물가가 한국보다 낮아 많은 먹을거리를 살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주말에 이러한 쇼핑몰에서 지내는 것에 대해 불평이 많았다. 쇼핑몰에서 하루종일 있는 것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학연수를 와서 필리핀의 문화를 접하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 물론 어학연수의 목적은 공부에 있지만, 수업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좀 더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모든 주말이 같았던 것은 아니다. 강원도립대학에서는 연수생들을 위해 필리핀의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주말에 현장학습을 마련해 주었다. 리잘 공원이란 곳에 갔는데 필리핀의 독립지사인 호세 리잘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곳이었다. 그는 필리핀의 영웅이었고, 가이드 또한 그를 매우 존경스러워 하였다. 한국 사람이 한국의 독립지사를 생각하는 마음에 빗대어 생각하니, 그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그 공원엔 한국인 관광객을 위하여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편지가 있었다.

호세 리잘이 쓴 “마지막 인사“ 라는 편지였는데, 나는 이 편지를 보며 매우 의아하면서도 기뻤다. 그는 필리핀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들 중 하나임은 분명하나 그분의 공원에 한국어로 번역해 놓은 편지를 보며, 나는 필리핀 국민들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마음을 보았다.

 

사실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오기 전엔 필리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보다 국민평균소득이 낮은 탓에 조금 안 좋게 보는 시선 또한 없지 않았는데, 그것은 내가 가진 매우 나쁜 생각이었다.

필리핀을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준 강원도립대학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