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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필리핀 어학연수 보고서
작성자
산업디자인과 이채린
등록일
2012-10-12
조회수
5037

필리핀어학연수 보고서

산업디자인과 이채린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는 토익시험을 봤다. 비록 모의토익이었지만 나는 내 실력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시험을 치뤘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토익순위 30등 안에 들어서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그래서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7월9일 모의토익으로 선발된 30명의 학생들과 필리핀으로 떠났다.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마닐라공항까지 대략 4시간을 걸쳐 비행하였고,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여 돈호노리오대학까지 버스로 약3시간을 더 달렸다. 드디어 학교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나는 어학연수를 실감하였고, 앞으로 한 달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돈호노리오대학은 대학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교도 포함하여 15,000명의 재학생들을 양성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외국인을 보며 낯을 가리는 게 아니라 먼저 인사를 해주거나 웃으면서 한국말로 친근함을 표현하는 등 우리를 편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아무튼 이렇게 첫날은 학교를 둘러보며 짐정리를 하는 데에 하루를 보냈고, 둘쨋날도 학교와 기숙사에 관련한 간단한 규칙설명과 수업일정 설명 등의 오리엔테이션을 하여 마찬가지로 수업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셋째날에 드디어 본격적인 연수가 시작되었다. 수업은 아침7시30분부터 시작하여 오후5시30분까지 진행하였고, 수업방식은 그룹수업과 1:1수업이 있었다. 그룹수업은 말 그대로 학생모두가 함께 한 교수님 수업에 다 같이 참여하는 것이고, 1:1수업은 30명의 학생들을 Batch1 과 Batch2로 나누어 15명씩 칸막이로 차단되어있는 교실에서 각각 원어민선생님을 한분씩 만나서 하는 수업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업은 주5일 평일에만 이루어졌다. 주말에는 외출증을 허가받고 최소4명씩 그룹을 지어서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프니를 타고 약20분을 달려서 학교가 있는 지역을 벗어나 SM MALL이나 ROBINSON 이라는 종합몰에서 시간을 보냈다.

 

연수 1~2주차 때는 필리핀이 우기 철 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굉장히 좋았는데, 3주차 때는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려서 학교가 휴교도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버렸다. 아마 사실은 그땐 이미 필리핀에서의 생활이나 사람들과 많이 친해져서 더 빠르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원래 일정표대로라면 우리는 8월3일 자정에 공항으로 가기로 했었지만, 계속되는 장마와 태풍 때문에 8월2일 4시에 한국으로의 입국을 준비하였다. 필리핀을 떠나는 그날도 여전히 비가 많이 내려서 비행기가 결항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었지만, 다행히 공항에 가는 동안 조금씩 비가 그쳐서 아무 탈 없이 공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두 수석절차를 걸쳐 비행을 하는가 싶었는데,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여서 비행기가 이륙하는데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는 8월3일 대략 새벽5시쯤에 무사귀국을 하였다.

 

보고서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느낀 점을 간단히 적어보자면, 일단 제일먼저 어학연수라는 기회로 한 달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또 이런 혜택을 제공해준 학교 측에 감사하다.

사실 필리핀이라고 하면 뭐랄까 빈부격차도 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게 사는 모습이 떠올랐는데,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서 필리핀은 정이 많고, 또 행복지수도 높은 나라인 사실이 맞는 게 웃음도 많고 밝은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속에 있었던 선입견을 허물었다. 아무래도 이런 생각의 전환점으로는 1:1수업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과 학생이기 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알고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룹수업보다 1:1수업이 더 흥미로웠고 덕분에 집중도 잘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일단 3박4일을 학과장님께서 학생들과 함께 해 주셨는데 인솔 하시는 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따르는 사람 입장에선 굉장히 불안하고 답답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대학이 아무리 자율적이고 학생 스스로가 책임을 지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연수를 보내줬으면 일단 연수 첫 시작은 지도자가 이끌어주고 그 다음에서야 학생들이 움직이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는데, 일정도 제대로 짜여져 있지 않고, 급하게 계획을 진행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밖에 필리핀학교에서의 아쉬운 점은 수업시간이 7시30분이였던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한국으로는 거의 기상시간인데 너무 이른 시간부터 수업을 하는 게 아닌가싶었다. 그래서 아침수업은 너무 피곤하고 집중을 잘 못했다. 그래도 원어민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을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수업을 진행해주셔서 즐겁게 수업할 수 있었고 감사했다.

 

이 부분을 제외하여 결과적으로 나의 첫 어학연수는 영어구사실력보다는 일단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좋은사람들을 만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