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는 성경 말씀도 있고, 2급 고전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라는 말도 나옵니다. 모든 것이 허망하게 사라진 뒤에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사람 마음 때문입니다.
오늘이 어렵더라도 2018년 무술년 새 해가 어김없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는 어려운 가운데 크고 작은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기초를 다지는 작업에 교직원 모두가 함께 매진하였습니다. 지난 해 몇 번 어려운 고비가 있었지만, 드디어 재정지원제한 대학의 멍에를 완전 벗었을 뿐만 아니라, 평가에서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아 대학의 기반이 탄탄해졌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대학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면, 올해는 개교 20주년이 됩니다. 공자 말씀대로, 사람 나이 스물이면 “뜻을 세우는” 해인데, 정말 뜻을 세울 준비가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동안 노력이 대학의 “정상화”가 목표였다면, 이제부터는 도립대학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도약의 해”가 되어야 합니다. 마침 새 시대의 화두가 열리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2040 비전>을 선포하였고, 새 정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앞서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다시 세우고 특성화에 대한 담대한 그림을 그린 다음 이를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가면, 때가 되면 물그릇 넘치듯이 목표 달성의 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자신을 반성적으로 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새해 벽두에는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자율적 참여입니다. 대학은 자율성이 생명이고, 지시와 명령으로는 얼마 가지 못하고 좌절하는 특이한 조직입니다. 겉으로 보면 낭비와 혼란이 많지만, 바로 그 낭비와 혼란의 빈틈이 새로운 창조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즐겁게 일합시다. 진짜 주인이 못 돼 남의 종살이를 할 때도 즐겁게 일할 줄 알아야 합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그러니, 함께 갑시다. 김수영의 “아픈 몸”의 마지막을 인용합니다.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가자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수한 연습과 함께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그러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갑시다. 식구와 친구뿐만 아니라 “적들”까지 와서, 함께 가자고 합시다. “적들”도 가만히 보면 그들 나름 “적”이 있고 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법입니다. ‘적들의 적“도 외쳐 불러 함께 갑시다. 왜 실패가 없겠습니까.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칠 때, 비로소 약속의 땅에 도달하게 되겠지요.
2018년 1월 2일
강원도립대학교 총장 송 승 철